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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TEXT 자료입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국가인권위원회 점거 단식농성 소식(8월 5일)

농성 첫째날(8월 4일)

올해 초부터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명박 정부에 장애인 가족지원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의 보편적 실시 등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보건복지가족부는 장애인 가족지원 제도 도입에 필요한 저액 마련을 위하여 연구용역을 실시하였고, 관련 예산을 편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보건복지가족부는 당초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제시한 5개 주요 장애인 가족지원 정책 요구안에 따른 예산을 마련하지 않고, 기존의 지역사회서비스 혁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던 장애아동 치료지원 바우처(재활치료서비스) 사업을 장애인 가족지원 예산에 포함시키고,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해왔던 장애아가족아동양육지원 사업도 장애인 가족지원 예산에 포함시켜, 241억여원 정도의 예산안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예산마저도 기획재정부의 "예산 부족"타령으로 대폭 삭감되어 단 11억원만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따라 지난 7월 23일과 24일에는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도로점거 투쟁을 진행하고, 7월 29일에는 보건복지가족부장관실 로비를 점거하는 투쟁을 진행하는 등,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강력 항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는 당초 241억여원보다 상향된 337억여원의 예산을 편성하기로 하고, 증액된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안하였으며, 이에 대한 심의가 지난 7월 31일이후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한편,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인 가족지원 예산 확대 요구뿐만 아니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및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함께 활동보조서비스에 대한 예산 확대도 요구하였고, 보건복지가족부는 이에 대한 예산도 508억여원 가량 추가 증액하여 예산안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예산 증액안은 기획재정부의 심의를 통과하여야만 정부 예산안으로 확정될 수 있는데,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삭감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함께 지난 8월 4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7층에서 "정부의 예산 논리에 의해 장애인 가족의 권리 및 장애인의 활동보조서비스에 대한 권리 등이 제한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로 규정하고 130여거의 집단 진정을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곧이어 7층 기자회견장을 점거하고 단식농성에 돌입하였습니다. 장애인 3단체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예산의 부족, 다른 예산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먹거리며 장애인의 사회적 권리를 박탈하려는 음모에 대해 강력 규탄하고, 보건복지가족부가 증액 요구한 예산안을 기획재정부가 손대지 않고 정부안으로 확정해 줄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이날 농성장에는 전국 14개 시도지역 장애인 부모회가 함께 참여했으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장애인 단체 등도 함께 결합하였습니다. 또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상임대표를 비롯한 전국의 장애인 부모 12명과 장애인 당사자 7명 등 총 20명은 집단 단식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장애인 3단체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증액 요구한 장애인 가족지원 예산 및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예산이 삭감되지 않고 온전히 정부안으로 확정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포하고, 향후 기획재정부 등을 상대로 집중 투쟁을 진행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농성 2일째.

오전 11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자는 현재의 예산 심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기획재정부 복지예산과장, 담당 사무관, 보건복지가족부 재활지원과장 등을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났습니다. 복지예산과장은 "장애인 가족지원 예산 중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사업의 경우 2008년도 사업보다 무려 4배 이상의 예산을 증액 요구하였기 때문에, 이를 온전히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예산 확보에 난색을 표하였고, 활동보조서비스 예산의 경우도 "노력은 해 보겠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이를 모두 반영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또한 "장애인 단체들의 단식농성 등으로 이와 같은 예산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대한 예산을 확보해 보겠고, 내부적으로 예산을 처리하는 절차가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주문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인 가족들이 장애아동의 치료비로 인해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고, 이 때문에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장애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사회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공적인 치료서비스 마련은 불가피하다. 또한 이와 같은 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자는 7만여명이 넘는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1만 8천명 정도 수준도 예산이 없다고 보장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무상의 치료서비스가 이루어지기를 고대하고 있는 전국의 장애인 부모들의 절망은 더 크지 않겠는가?"라며 기획재정부가 다시 한 번 예산 확보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한편, 활동보조인 예산 문제와 관련해 "500여억원의 예산은 정부의 전체 예산과 견주어 볼 때, 껌값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 장애인들은 이 껌값이라도 받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으며, 지금 20여명의 장애인 부모들과 장애인들은 굶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 껌값도 못 만들어줘서 장애인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기획재정부 담당자들을 질타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도 공감을 표시하고,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하였지만, 구체적인 예산 계획은 제시하지 않고 계속 기다려 줄 것만을 주문했습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정부예산의 확정은 추후 당정협의(한나라당과 정부간의 협의) 등을 통해 추가 조율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예산의 추가 증액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오후 1시 30분, 단식농성자 20여명과 단식농성 소식을 듣고 달려온 전국의 장애인 부모들이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으로 집결하여 기획재정부를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오전의 면담 상황을 보고하고, 투쟁발언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장애인 3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획재정부가 장애인들의 사회적 권리를 예산의 논리로 제한하지 말고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마련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였습니다.

오후 8시, 기획재정부 면담 및 기자회견 등 오늘의 상황을 종합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농성장 단식자들과 함께 하루 총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화 시간에서는 현재의 농성장 운영 전반에 대해 논의하였고, 향후 활동 계획을 중심으로 집중 논의하였습니다. 우선 기획재정부의 예산 증액 의지를 확인하긴 했으나, 아직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어느 정도 증액할 것인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투쟁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획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특히, 한나라당이 당정협의의 실질적 주도권을 갖고 있고, 추후 국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에, 정치권을 상대로 장애인 복지 예산 확보의 의지를 확답받는 투쟁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추후 투쟁은 정부를 상대로 한 지속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한나라당과 국회 등 정치권을 상대로 한 집중적인 투쟁도 기획하기로 하고, 자세한 일정은 다시 확정하여 각 지역에 공지하기로 하였습니다.